제주어 사전

소멸위기의 제주어와 제주문화 기록 프로젝트



1. 연구 배경 : “디자이너의 방식으로 소멸 위기 언어를 기록하자”
‘소멸위기 언어’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 권의 책 때문이다. 김애란 작가의 <침묵의 미래>라는 단편소설로, 소멸해 버린 언어의 정령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아 위기언어 문제를 문학적으로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외국어를 전공하였던 경험이 있기도 하고, ‘언어소멸’이라는 흔치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에 끌려 금방 읽게 되었다. 소설을 읽고 난 후 다른 자료들도 찾아보다가 뜻밖의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름아닌 우리나라 역시 언어소멸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해당 언어는 바로 제주어로, 2010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소멸언어 단계 중 4단계인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는 제주어가 고사 직전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름아닌 우리나라의 지방 사투리, 제주어가 소멸위기를 겪고있다는 것만으로도 깜짝 놀랐으나, 심지어 소멸 직전 수준이라는 사실은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멀게만 느껴지던 ‘소멸언어’의 문제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 실감되던 순간이었다. 이에 소멸 위기의 언어, 특히 제주어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데 디자이너의 방식으로 기여해 보고자 시니어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2. 프로젝트 목표 : 소멸 위기 ‘언어 조명’을 통한 소멸 위기 ‘문화의 조명’
언어가 소멸되었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은 그 언어가 내포하고 있는 문화 역시 같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언어란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이루어낸 정신적 산물을 담아내는 그릇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의 수단은 대체가 가능하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문화는 어떠한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이 언어소멸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소멸언어를 기록하는 것은 곧 그들의 문화를 기록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본 프로젝트에서는 기본적으로 제주어 어휘의 뜻을 표준어로 제시하되, 한걸음 더 나아가 해당 어휘가 담고있는 문화적 배경을 제시하고 시각적으로 구현하려고 한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휘를 먼저 접하고 그 이면에 있는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제주어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해당문화 보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3. 타겟 : 제주 방문 관광객
‘언어보존’은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공감하고 해당 언어를 사용해도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외지인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알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관광객들은 현지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으로나마 매우 높은 상태의 사람들이기에 이 문제를 알리기에 적합한 대상이라고 판단하였다.
4. 매체 : 디지털 앱북 (App Book)
사용자로 하여금 제주어와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흥미를 얻게 하기 위해서는 글 뿐만 아니라 시청각 매체를 활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가 클 것이다. 따라서 제주어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이 담긴 백과사전 같은 구성에, 제주문화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청각 자료가 담긴 디지털매거진 매체를 정했다. 또한 다양한 인터랙션 요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을 보는 동안 사용자에게 더 역동적인 체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최근 여러 잡지와 신문사 등 언론 쪽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대표적으로는 뉴욕타임즈의 이나 가디언지의 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HTML5 기술을 활용하여 인터랙티브 뉴스를 만들어냈는데, 독자들은 해당 기사를 보는 동안 글과 사진뿐만 아니라 사건 당사자의 인터뷰 영상,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여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시각 자료들을 볼 수 있다. 그 결과 독자들에게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을 본 프로젝트에도 적용하여 사용자들이 생생한 제주어와 제주문화를 경험하도록 했다. 관광객이 앱북을 접하는 방식은, 올레길이나 기타 기념품샵에서 제주어에 관한 엽서세트를 보고 이를 구매하면 제주어에 관한 간략한 정보와 앱에 대한 소개가 제공되도록 하였다.




프로젝트 모티프를 얻은 김애란 단편소설 <침묵의 미래>



구글과 유네스코의 언어다양성 보존 프로젝트 홈페이지
(endangeredlanguages.com). 제주어가 ‘severely endangered’ 로 분류되어 있다.



왼_‘The Guardian’ Interactive News_Fire Storm
오_‘NewYork Times’ Interactive News_now Fall


5. 디자인 과정
(1) 컨텐츠 수집
디자인에 앞서 사전의 컨텐츠를 위해 제주어 단어를 선정하였다. ‘해당 어휘에 제주만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는가’, ‘표준어와의 차별성이 있는가’, ‘현재도 어느정도 사용이 되고있는가’ 등의 기준을 두고 선정해 ‘잠녀’, ‘숨비소리’, ‘귓것’ 등의 열다섯 단어를 추렸고 이를 ‘바다’, ‘바람’, ‘섬’, ‘유목민’, ‘신’ 다섯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2) 디자인 컨셉
사전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고루한 분위기가 나지 않도록 잡지의 형식을 빌려 디자인한다. 특히 생생한 사진과 영상으로 현장감을 전달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톤앤매너를 유지한다. 이를 위해서 사진을 전면에 쓰고, 표제어의 타이포가 사진과 어우러지도록 하는 레이아웃을 하였다. 제목 폰트는 ‘Yoon 가변 백제’를 써 제주도의 둥그스름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다. 본문은 웹용으로 개발된 ‘산돌고딕네오3’을 써서 모바일에서 읽히는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단어의 문화적 배경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운드와 영상을 곳곳에 배치해 사용자의 감각을 자극하고 집중도를 높인다.

[바람] 챕터 브레이크 with camera panning
640×1136 px

왼_[바당 – 잠녀] with scrolling text
오_[바당 – 숨비소리] with sound

[신 – 할망] with playing movie
오_[신 – 할망] with playing movie



홍주연
Hong. Joo-Yeon.
hjy01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