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형행성 이야기

올해도 어김없이 서로 다른 가치관들이 부딪혀, 공동체가 분열되고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서로 상대방의 가치관이 틀렸다고 삿대질 하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고 전쟁으로 인해 어처구니 없는 희생이 치러지게 되었다. 국가뿐 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어떤 어른들은 후세에게 자기의 종교와 정치적 견해를 강요하고 세뇌시키며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한다면 뜯어고치려 해왔다. 그러면서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끼리는 점점 멀어지게 되고 가치관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이 분열된 사회에 대한 해결책을 알고는 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인정하며 함께 사는 공동체라면 어떤 시련이 닥쳤을 때 더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다. 나는 종교적,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며 서로 벽을 쌓아버리는 어른들의 세상을 직접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심각한 지구의 이야기가 아닌, 머나먼 행성에 사는 외계인들의 이야기로 시작하고자 했다. 그래서 탄생한 <도형행성>은 아이와 어른이 모두 읽으며 각자 나름대로 해석하는 동화이다. 특정 가치관이 옳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되는 공동체의 모습을 제 3자의시선으로 말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이 동화의 화자는 “도형나무”이다.

줄거리

외계인들이 평화롭게 살던 행성에 각가지 도형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등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외계인들 중 싸움에서 이긴 몇 명만 도형을 차지하게 되었고 자신들을 도형족이라고 불렀다. 도형족들은 자기와 다른 도형을 좋아하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며 상대방의 각도, 면의 수나 길이가 자신과 다르면 다를 수록 배척한다. 또한 자기가 쓰고 있는 도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므로, 오각형을 쓴 외계인은 오각형, 삼각형을 쓴 외계인은 삼각형이라고 불린다. 그들은 대표를 뽑는 과정에서 각자 자기가 쓴 도형이 완벽하다고 주장하며 다툼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각자의 왕국을 만들기로 한다. 자신의 성을 만들 때도 도형족들은 자기 도형 모양만 고집한다. 예를 들면 사각형이 사는 집 모양,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은 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사각형 벽돌로 높은 울타리를 만든다. 결국 나무 곁에는 도형을 차지하지 못하고 나무 밑에 살게 된 동글족들만 남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괴물이 습격해서 도형족들을 잡아먹게 되고 몇몇 도형족들이 피신할 곳을 찾다가 동글족 구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착한 동글족들은 도형족을 도와서 괴물을 죽이고 괴물 뱃속의 도형족을 구출한다. 이후 도형족들은 높이 쌓았던 담장을 허물고 동글족들과 경계 없이 협동하며 지내게 된다.

캐릭터 개발과정

도형친구들의 탄생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하기 위한 모티브로서 “도형”이 나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다양한 모양들이 존재하고 저마다 상징들이 존재했다. 서로 비슷한 모양들도 있고 차이가 극명한 도형들도 존재하는 것이 인간들의 모습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인간의 습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시도로 도형에 팔다리를 붙인 캐릭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개인작업으로 그렸던 것은 서로 완전하지 못한 도형들이 붙어서 같이 걸어 다니는 모습이었다. 서로 완벽하지 못한 인간들이 서로 의지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시도한 캐릭터였다. 이 캐릭터는 군더더기를 최소화하고 심플한 캐릭터를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시켰다. 디자인적으로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미지로서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스토리를 적용시키기에는 부족한 캐릭터라고 판단하여 도형이라는 요소를 가져가되 한 마리씩 다닐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로 했다. 초기에는 머리, 몸, 팔다리가 있는 캐릭터가 특정 도형의 모자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그려 보았다. 이러한 형식은 도형이 강조되지 않고 산만한 느낌이 있어서, 그 다음엔 동그란 몸에 얼굴이 있고 짧은 팔다리가 붙어있는 형상으로 변형시켰다. 화자의 역할을 하는 나무는 눈도 있고, 기둥이 머리와 몸의 형태여서 이 나무가 아무 의식이 없는 평범한 식물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나무의 각각 가지들은 항상 같은 가지에서 일정한 모양의 도형들이 열리게 되어있다. 그래서 도형족들이 나뭇가지에 파이프를 연결해서 자기 구역에 열매가 떨어지게 설치해둔다. 도형족들의 도시는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을 연출하는 반면 동글족들은 나무뿌리와 함께 자연적으로 살고 있다. 캐릭터 설정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 도형족들은 각자 자기모양에 관련된 소품을 지니고 다니거나 어울리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정사각형은 가장 고지식하고 딱딱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ㄱ자를 가지고 다니면서 다른 도형족의 각이 모두 90도인지, 모든 면의 길이가 일정한지 따진다. 직사각형은 차분한 성격이지만 자기보다 키가 작은 상대를 하찮게 본다. 사다리꼴은 사다리를 가지고 다니며 높이 앉아서 남을 내려다 본다. 뾰족한 코를 가진 삼각형은 항상 삼각샌드위치를 먹으며 자신의 뾰족한 각을 무기로 삼아 남을 공격한다. 오각형은 자신이 별을 상징하므로 자신이 최고로 힘이 세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도형족들은 도형이 완벽하기 위한 요소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 자기도형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정사각형은 통일성을 중시하고, 삼각형은 예각이 주는 에너지를, 오각형은 상징성을, 팔각형은 각의 수를 중시하는 등,, 각자 생각하는 완벽의 기준은 다르다. 하지만 이런 것을 가지고 논쟁해봤자 세상에 완벽한 도형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도형행성 이야기
Book Cover

왼_도형족장 후보자들의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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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_도형행성의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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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형족과 동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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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_도형행성의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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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_괴물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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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혜
LEE. JU-HYE.
dl34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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