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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년 10월 19일 조회수 1505 written by SADI

[사디리포트] Foundation과정 ‘Creative Computation’ 수업 소개

작성일 2020년 10월 19일 조회수 1505 written by SADI

여러분들은 디자인학과의 수업을 상상할 때 어떠한 모습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종이 위에 연필로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Foundation Course인 Creative Computation은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진 수업입니다. 굳이 해석하자면 ‘창의적인 계산’이 될텐데요. 여기서 ‘계산’은 사고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사고를 위해 Creative Computation은 ‘코딩’이라는 요소를 사용합니다. 디자인 학교인 SADI와 코딩이라는 단어가 잘 연결되지 않으실 것 같은데요. SADI에서는 이 수업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지 이 기사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Creative Computation은 SADI의 서효정 교수님께서 담당을 하십니다. 서효정 교수님은 대학에서 화학을, 사디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공부하신 뒤 디지털미디어디자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졸업 후에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다양한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작가로서 전시뿐만 아니라 공연, 쇼케이스, 프로토타입 개발, 워크숍 등을 진행해 오셨으며, 최근에는 아트 프로젝트로서의 교육에 대해 연구하고 계십니다. 아래는 교수님과의 인터뷰입니다.

 

S. Creative Computation 수업은 어떤 수업인가요?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넘어서 협업 동료로서 컴퓨터와 함께 사고하며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사고의 툴로 활용하는 새로운 디자인 방법의 이해를 목표로 합니다.

S. 다른 일반적인 대학교의 디자인과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교육과정이라 생각되는데요. 어떠한 계기로 수업을 하시게 된 건가요? 특히 Foundation 과정에서 해당 수업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스마트폰과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의 등장은 이전에 디자인의 대상으로 삼던 영역을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크게 확장시켰습니다. 형태와 색채로 대표되던 디자인의 요소에 사용자와 주고받는 인터랙션이 포함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다른 대학 전공 과정에서도 프로그래밍을 학습하고 디자인하는 과목들이 많이 생겼지만,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어렵게 받아들이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컸습니다.
특정 전공에서 코딩 관련 전문성을 위해 진행하는 수업이 아니라 모든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기본 소양으로서 코딩에 접근해 기획한 과목이 Creative Computation입니다. 코딩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는 공통 언어의 학습, 즉 디지털 리터러시의 확보를 목표로 하는 수업입니다. 과목 이수 후 각자의 전공과 결합하여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도록 1학년 과목으로 설계하였습니다.

S. 이 수업은 미술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에게 생소한 공부라 생각되는데요. 수업하시면서 학생별로 어떤 특징들을 발견하시게 되나요?
모두 처음 배우는 과정이다 보니 과제가 주어지면 각자 나름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옵니다. 이전에 보았던 것이나 알고 있는 것을 기준으로 스스로 평가하거나 누가 잘하고 못하는 것에 대해 판단을 하기 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과제를 풀어 오기 때문에 늘 새로운 발견이 있어 저도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과제를 보는 것이 기대가 됩니다. 학생들은 크게 두 타입으로 나뉘는데, 주어진 문제의 구조를 이해하고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와 새로운 표현 툴로서의 가능성에 집중하며 다양한 표현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업에서 서로의 과제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관점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발전해 나가게 됩니다.

S. 그동안 이 수업을 진행하시면서 재밌으셨거나 기억에 남은 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센서에 반응하여 모터로 움직이는 오브제를 만든 수업 결과를 온라인에 공개한 후, 네덜란드의 KAdE 미술관에서 의뢰를 받아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전시 결과가 좋아 그다음 해에는 수업 과제 기획 단계에서 미술관과 협력하여 전시를 위해 화성으로 이주한 뒤 겪게 될 향수병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현재의 문제에 집중하던 학생들이 미래와 화성이라는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조사하고 가설을 세워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 매우 흥미로웠고, 학생들이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S. 이 수업을 듣고 학생들은 Foundation을 지나 각자의 전공 수업을 듣게 되는데요. 학생들이 Creative Computation 수업을 통해 적어도 이 한 가지 만큼은 챙겨 갔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을까요?
시대의 관심이나 발전을 수업에 반영하지만, 사람을 관찰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한다는 기본은 바뀌지 않습니다. 수업을 통해 완성한 결과물도 의미가 있지만,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가장 중요하고, 이는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적응력을 길러주기 위한 것입니다.

 

Foundation과정 'Creative Computation' 수업 소개 첨부 이미지 -  일상의 데이터 수집하고 시각화하기(좌로부터 박정원, 조현진, 김아연)

일상의 데이터 수집하고 시각화하기(좌로부터 박정원, 조현진, 김아연)

Foundation과정 'Creative Computation' 수업 소개 첨부 이미지 -  마우스 인터랙션(손석훈), 사운드 인터랙션(서세화)

마우스 인터랙션(손석훈), 사운드 인터랙션(서세화)

Foundation과정 'Creative Computation' 수업 소개 첨부 이미지 -  스마트폰 인터랙션(좌로부터 윤강석, 신혜지, 손동호)

스마트폰 인터랙션(좌로부터 윤강석, 신혜지, 손동호)

 


 

Foundation의 1학기는 언플러그드 코딩이나 시각적 프로그래밍 툴을 이용하여 코딩에 대한 기초를 학습하고, 조건과 규칙을 통해 이미지를 그리는 컨디셔널 드로잉, 알고리즘을 만들어 시각적 형태들을 개발하는 컴퓨테이셔널 디자인, 시간 위에서 사고하는 모션 그래픽, 일상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데이터드로잉을 진행합니다. 2학기는 마이크, 마우스, 카메라, 스마트폰 등의 외부장치에 반응하는 그래픽을 만들고, 하드웨어에 대한 학습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종이나 천을 이용하는 soft circuit을 다루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회로의 기초를 배우고, IC 칩을 이용한 사운드 토이, 아두이노 보드와 센서를 이용한 키네틱 오브젝트 등을 만들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디자인을 구체화하고 프로토타입으로 만드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SADI가 어떤 수업을 하는지 궁금하셨을 분들에게는 위의 이야기가 아직은 생소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저는 SADI에 입학하기 전에 IT를 전공하다가 디자인으로 진로를 변경한 학생입니다. 그런 저에게 이 수업은 굉장히 흥미로우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그런 수업이었습니다. 두 가지 면에서 너무나 좋았다고 느꼈습니다. 우선은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협업 동료로서 컴퓨터의 역할이였습니다. 우리는 여태 컴퓨터를 작업의 도구만으로 이용해왔지만. 컴퓨터를 통해 인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규칙과 규칙 속에서 만들어지는 기하학적인 패턴이 있고, 사용자의 행동에 따라 즉각적으로 interaction을 할 수 있는 디자인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디자인은 사람을 대상으로 디자인합니다. FD는 의복으로, PD는 제품으로, CD는 시각적으로 그리고 XD는 경험으로 소통합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코딩을 배우면 ‘생각의 흐름’을 단계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마치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과자를 먹는다’는 사실에서 ‘과자 상자를 한 손으로 잡고 반대 손으로 절개지를 뜯어 위로 들어올리고 내부에 있는 봉지를 꺼내들며 봉지의 절개지를 양손으로 잡아 비틀어 뜯어준 뒤 내부의 과자를 손으로 집어 입에 넣어 먹는다’는 단계을 일깨워줍니다. 이러한 사고의 단계를 알게 됨으로써 디자인을 할 때 사용자의 행동을 고려하여 디자인하게 도와준다는 것을 이 수업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을 이 수업을 들으면서 과연 어떤 것을 느꼈을까요? 아래는 일부 학생들의 후기입니다. (기사가 작성되는 시점에는 노드박스1를 활용한 수업만 진행된 상태여서 후기가 노드박스라는 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CD 학생 A: 수업을 통해 노드박스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한정된 노드 종류 안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과정을 거쳐 컴퓨터라는 도구를 통한 사고의 방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수님의 수업에서는 크리틱 시간이 굉장히 좋았던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크리틱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좋았던 점과 좀 더 추가하거나 수정했으면 하는 의견들을 들었던 것이 스스로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PD 학생 B: 저는 수학적인 사고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고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도 정말 무지했던 학생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수업을 시작할 때 지레 겁을 먹었었는데 저같은 학생들을 배려해 주신 것 같았어요. 수업 초반부부터 바로 프로그래밍에 대해 들어갔던게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실생활의 예시부터 차근차근 배우며 시간이 지나니 지금은 배운 프로그램으로 구현하고 싶은 것을 어느정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업 중에도 학생 각자의 과제에서 어떤 부분을 노력한 것인지 알아봐주시고 좋았던 부분 아쉬운 부분을 진심으로 찾아봐 주셔서 발전할 때 큰 도움이 되었던 수업 같습니다.

CD 학생 C: 마라탕 같은 수업이이라 생각됩니다. 처음엔 그 오묘한 맛에 뒤도 안돌아보면서 수업에 참여하다 어느새 목을 탁 때리는 향이 마치 노드박스 수업이 진행되면서 나 자신의 한계와 싸우는 느낌이 드는데, 이따금씩 그만 하고 싶을때에 적절하게 해결방법을 찾아주시는 교수님 덕분에 계속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수업 자체를 즐기면서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수업이 끝날 때에는 뒤 돌면 생각나는 마라탕처럼 일상에서 코딩을 찾게 되고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XD 학생 D: 이 수업에서 가장 재미있고 많이 배우는 부분은 교수님과 친구들의 크리틱이였습니다. 그 시간에 다양한 시각과 의견 그리고 관점을 알 수 있어서 조금 더 시야와 생각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칭찬만이 아닌 예리한 관찰과 조언이 저를 좀 더 나은 디자이너로 성장하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1학년 학생들이 코딩에 대해 이번에 처음 접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접근방식은 너무나도 훌륭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본인들이 배우고 이해한 기능들을 활용해서 자신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뒤 그를 구현하기 위해 창의적인 알고리즘을 활용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날 때 마다 발전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놀랍기까지 했습니다.

흔히 디자인은 발상의 전환, 창의적인 결과물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물들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나와 상대의 사고를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도출되는 결과물이고 그것을 우리는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SADI에서는 Creative Computation을 Foundation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규태 기자